활자 중독 코스프레

부모라는 이름의 전차

생산적 잉여니스트 2013. 9. 19. 18:46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

저자
안토니오 알타리바 지음
출판사
길찾기 | 2013-07-01 출간
카테고리
만화
책소개
[스페인 최고의 만화가 왔다 2010년 스페인 만화 상을 휩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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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ridges of Madison County

저자
Waller, Robert James 지음
출판사
Warner | 1997-06-01 출간
카테고리
문학/만화
책소개
The legendary love story, the be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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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1995)

The Bridges of Madison County 
8.8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출연
클린트 이스트우드, 메릴 스트립, 애니 콜리, 빅터 슬레잭, 짐 해이니
정보
드라마, 로맨스/멜로 | 미국 | 135 분 | 1995-09-23

 


빙 플린

Being Flynn 
8
감독
폴 웨이츠
출연
로버트 드 니로, 줄리안 무어, 올리비아 썰비, 폴 다노, 빅터 라수크
정보
코미디 | 미국 | -

 

 

누군가의 지론에 따르면, 우리가 성인이 되는 시점은 부모도 보통 사람과 다르지 않는 불완전한 '자연인'임을 마주할 때다. 때로는 한없이 원망스럽다가도 어느 순간 눈가를 흐리게 하는 아픈 존재. 누구나 유년 시절 갖게 되는 부모의 심상은 무소불위의 절대자에 가깝다. 그러나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고 머리가 굵어지면서부터는 부모의 찬란했던 위상은 추락한다. 성인이 되고 아집이 커질수록 부모란 그저 금기 사항을 일깨워주는 거울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이다음에 절대 저러지 말아야지 하는 결심을 하다가도 절대 닮고 싶은 않은 부모의 모습을 고스란히 재현하는 자신을 발견할 때의 섬뜩함. 피는 못속인다는 말을 절감하는 그 순간, 이런 게 부모 자식이고 가족이구나 하며 애늙은이마냥 체념한다.

 

부모가 무심결에 던진 한 마디가, 혹은 습관처럼 반복하는 행동 패턴이 자식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바꾸어놓을 수 있다. 부모가 자식에게 미치는 불가항력적인 영향력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하고 치명적이다. 부모란 벗어나고 싶은 낙인과도 같지만 샴쌍둥이처럼 뗄레야 뗄 수 없는 운명적 결합체다. 부모의 지나간 인생을 되짚는다는 것은 결국 나를 돌아보는 여정이기도 하다. 부모도 오욕칠정을 가진 나약한 한 인간에 불과함을 돈오하고 인정할 때, 비로소 숨기고 싶은, 지우고 싶은 불완전한 나의 모습과도 화해할 수 있다.

 

최근 본 텍스트 중에서 우연히도 부모 자식 간의 관계, 가족의 의미를 반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결이 비슷한 소설과 영화들 모음이다. 부모의 자살, 불륜, 방종 뒤에는 자식조차 재단할 수 없는 삶의 무게와 애로가 있었음을 담담한 시선으로 풀어낸다. 부모의 이야기라는 서사적 장치는 아무리 실패해도 절반은 먹고 간다. 남녀 사랑만큼이나 시공을 초월하여 나라는 존재를 건드리는 원초적 주제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