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장된 비만 _<Super Size Me>
Mogan Spurlock이 직접 제작, 감독, 출연한 2004년 작품으로, 거대 패스트푸드사의 교묘한 마케팅 술수가 초래한 미국의 고도 비만 실태를 고발한다. 그중에서도 패스트푸드 업계의 골든 아치로 일컬어지는 맥도날드를 집중 가격하며, 정크 푸드에 점령 당한 미국 사회를 고찰한다.
마이클 무어의 날선 신랄함과 풍자와는 또 다른, 특유의 유머러스함과 기지가 넘쳐 나지만, 역시 마이클 무어식 '까기'에는 미치지 못 한다. 교양 수준과 영양 과다가 의심되는 폭풍 싼티, 그리고 어떤 압력에도 꿈쩍 않는 개같은(?) 집요함. 역시 마이클 무어만한 병맛 다큐의 거장은 없다. 이 양반 요즘엔 뭐하고 사는지 모르겠다.
응답하라 1997 돋는 얘기를 하자면, 초중고 시절 우리의 입맛을 사로잡았던 정크 푸드의 쌍두 마차는 단연 피자와 햄버거였다. 중학교 때는 와퍼에 환장해서 하루가 멀다하고 이대 앞에 출몰했고, 고등학교 때에는 인근 피자헛 샐러드 바를 초토화시키는 기염을 토했다(피자헛은 식탐에 눈 먼 여고생들을 위한 뽕뽑기 성지였다).
그러다 1990년대 말즈음 해서 정크 푸드의 기의가 변화했다. 위용한 풍채가 부를 상징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 웰빙 식단과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해 날씬한 몸매를 가진 자가 진정한 부자의 원형을 상징한다는 식의 패러다임 변화가 생겨났고, 정크 푸드는 교육 수준이 낮은 저소득 계층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퍼졌다. 실제로 2000년 대 초반 국내 패스트푸드의의 체감 규모가 눈에 띄게 감소하면서, 난 패스트푸드 업계가 머지 않아 사장되리라는 극단적 예측을 했다. 당시 패밀리 레스토랑이 시장을 급속도로 점유하면서 패스트푸드의 입지는 위협 받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입맛은 점점 고급화되었고 맛보다는 영양, 건강을 우선으로 하는 식단이 대세를 이루었다. 일단 나부터가 패스트푸드 먹는 것이 연례 행사가 되어버렸으니 패스트푸드의 호시절은 이제 막을 내렸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1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패스트푸드 업계는 간헐적 불황 속에서도 여전히 건재하다. 트렌드 변화을 반영한 마케팅 전략을 추구해 온 패스트 기업들의 영민한 사업 수완으로도 설명 가능한 대목이다. 패스트푸드 업계들은 웰빙 트렌드에 맞춰 고객들의 '건강을 생각한' 메뉴들을 선보이면 매출 향상을 꾸준히 이어갔다(맥도날드에서 제대로된 '웰빙'이 가당키나 한가? 이거야말로 조삼모사 전략이 아니고선 뭥미?). 이제 정크 푸드 산업은 자본주의, 탐욕, 가난, 비만 등 을 상징하는 문화적 키워드지만, 거대 자본을 동력으로 하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막강한 권력임은 틀림없다.
무엇보다 나를 가장 충격에 빠뜨린 것은 바로 Mogan Spurlock의 현재 몰골. 이 다큐를 찍을 때만 해도 얼핏 훈남의 아우라가 삼삼히 베어나오던 귀요미 본좌가 이렇게 쭈그리 아저씨로 전락하여 나에게 배신감을 안겨줬다. 야속한 세월의 흔적이여!
어쨌거나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가며 부패 사회의 효자손 노릇을 자청하는 다큐계의 귀요미 Mogan Spurlock 쵝오 b
(젭알 더 이상의 노화는 이제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