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맛 다이어리

so far, not bad

생산적 잉여니스트 2014. 4. 29. 20:12

인생의 3분의 2를 보낸 나와바리를 등지고 새로운 곳에 정박한 지 약 2주 경과. 사람의 적응력은 어찌나 간사한지 처음 하루이틀은 어안이 벙벙하더니만 2주만에 귀소 회로 업댓 완료!  아쉬운 게 있다면 더 이상 후앙의 치아바타를 양껏 먹을 수 없다는 것뿐(앉으나 서나 그저 먹는 생각), 20년 추억 따위 연연할 것 없이 일산에 얽힌 모든 기억이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적당히 외져 있어 공기 좋고 물 좋고, 가까운 거리에 웬만한 편의 시설이 전격 포진해있으니 그럭저럭 선방하고 있는 새둥지살이. 역시 난 변방형 인간이던가. 차갑고 맑은 공기가 정신 건강에 이렇게나 혁혁한 도모를 하는지 미처 몰랐긔. 또 하나 새로이 재미붙인 야외 운동 루틴. 해 떨어지고 사위가 어둑해지면 집앞 운동터에 나가 운동 기구를 타기 시작했는데, 요거이 아주 꿀재미 돋는다. 오밤중 기어나온 무개념 엄마들과 아새끼들이 폭풍 소음으로 난장을 만들지만 않는다면, 어둠 속에서 칼로리를 불태우며 나혼자만의 시간을 유유히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세상만사 명암이 존재하는 법. 심신이 무장해제되고 가장 마음 편해야 할 에서 '정치'를 해야 한다는 치명적 결함... 뒷목 잡을 순간이 허다하지만 반면교사할 거울이 있어 매일같이 수신과 성찰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하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