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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lements of Style Illustrated
- 저자
- Strunk, William 지음
- 출판사
- Penguin Books | 2007-08-28 출간
- 카테고리
- 문학/만화
- 책소개
- Every English-language writer knows...
On Writing Well
- 저자
- Zinsser, William Knowlton 지음
- 출판사
- Harpercollins | 2006-05-31 출간
- 카테고리
- ELT/어학교재
- 책소개
- 영작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당신에게 추천! 영작을 하면서 쉽게 범...
글은 사고의 반영이다. 해서 예외없이 직관적이고 감상적이며 비논리적인 내 멘탈도 가감없이 내 글 속에 그대로 노출된다. 스스로 가장 문제시된다고 느끼는 지점은 만연체와 감정 과잉. 비즈니스 메일의 핵심은 최대한의 예의를 갖춰 최소한의 할 말만 하는 명료함. 그러나 안에서 새는 그릇은 밖에서도 샌다. 기계처럼 매일매일 영문 메일을 양산하던 때에도 지나치게 쓸데없는 수식어구를 쳐내고 과다한 감정 삽입을 다운사이징하는 데 번번이 애를 먹었다. 요점만 간단히 짧고 굵게, 건조한 듯 하지만 예의를 갖춘, 그러면서 할 말은 다한다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 어떤 글이든 목적에 부합하는 형식과 내적 타당성을 담지해야 한다.
번역 소일거리가 불시에 들어올 것을 대비해서(김칫국 마시기...)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기본적인 영작문법을 다시금 익혀두자 해서 주섬주섬 집어든 두 권의 성전. 모르긴 몰라도 아직까지도 대학 영문과 수업에서 가장 흔하게 쓰이는 책이 바로 이 두 권이 아닐까 싶다.
<The Elements of Style>은 한 손에 잡히는 문고판 사이즈가 말해주듯 언제 어디서나 펼쳐들어 참고할 수 있는 상비용 휴대 교본이다. <샬롯의 거미줄>, <닥터 두리틀> 등 주옥같은 동화를 남긴 E.B White가 대학 스승이었던 William Strunk의 가르침을 책으로 엮었다. 해서 본책은 공저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두 사람이 실제로 함께 집필한 것은 아닌 셈이다. E.B White의 노고 덕택에 후대 학습자들은 영작문 액기스만을 쉽고 간편하게 체득하는 수혜를 입을 수 있게 되었다. 언어는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늘 변화하는 유동적인 기호이자 약속이다. 그렇다면 과연 언어의 '바른 사용'이란 것이 애초에 성립할 수 있느냐 하는 논제가 남는다. 언어를 말과 글로 크게 양분했을 때 글은 말보다 늦게 변화한다. 말은 끊임없이 새로 고쳐지지만 글은 형식적 규약에 의거하여 격식을 갖춰야하는 고차원적 언어 활동이요, 순전한 지적 노동이다. 규약은 수정되는 시점까지 유효하고 글쓴이는 부여된 틀을 따라야 하는 암묵적 의무를 지닌다. 그러하니 글쓰기의 기본 수칙을 상기함은 내 지성과 교양의 척도가 될 내 지적 산물의 격을 한 차원 고양시킴과 동일하다.
콜론과 세미콜론의 쓰임새, 고유명사의 표기법 등 아무리 머릿속에 구겨넣어도 돌아서면 긴가민한 구두법은 물론 흔히 범하기 쉬운 오류까지 간단한 설명에 용례를 곁들여 갈무리한다. 이 작은 책 안에 영문법에서 알아야 할 기본을 망라되어 있으니 미니멀리즘이 육화된 길라잡이다. 학부 때 (등 떠밀려) 일독한 책이지만 한번도 안 읽은 거나 마찬가지. 다시 펼쳐드니 어쩜 이렇게 이렇게 처음 보는 것 마냥 새로운지! 이러니 외부 교정 보낸 원고가 매번 시뻘겋게 불이 나서 돌아왔던 것이다.
저명한 저널리스트이자 작가로 타고난 언어적 감수성을 소유한 윌리엄 진서의 <On Writing Well>. <The Elements of Style>이 영작문법의 테크닉적 얼개를 조감한다면, <On Writing Well>은 구체화된 수준에서 '유혹하는' 글쓰기 전략을 소개한다. 독자를 단숨에 사로잡는 갈고리 같은 글을 쓰기 위해 반드시 인지해야 할 수칙들이 촘촘하게 엮어져 있다. 글쓰기를 평생 전업으로 삼은 노장께서 탁월한 언어 감각과 연륜으로 체득한 식견을 풀어놓으며 간명함과 논리성을 균형있게 견지하는 것이 글쓰기의 가장 기본임을 당부해마지 않는다. 꼭지마다 풍부한 예문을 실어 저자의 이론이 실재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명징하게 보여준다.
나 혼자만 두고볼 일기가 아니라면 독자를 고려하지 않은 자족적인 글은 죽은 글에 다름없다. 독자가 그다음 문장으로 넘어가지 않고서는 못배길 글을 쓰는 방법은 단 하나. 독창적인 작문 스타일을 계발해서 유일무이한 나만의 고유함으로 주조하는 것이다. '스타일'이라는 단어는 방대한 범위의 개념을 함축한다. 한마디로 명쾌한 정의를 내리기조차 불가능한 이 유동적 개념을 진서는 오리지날리티로 일축한다. 단 한줄이라도 독창성을 성취하기 위해 쉼없이 촉을 갈고 묘안을 짜내라는 저자의 전언에 따라 동일한 기의도 남다른 기표에 담기 위한 전력투구는 펜을 든자에게 내려진 가혹한 과제이자 가장 도달하기 힘든 궁극의 경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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