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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 중독 코스프레

'어떤' 오독

생산적 잉여니스트 2017. 8. 20. 22:41


블록체인 혁명
국내도서
저자 : 돈 탭스콧(Don Tapscott),알렉스 탭스콧(Alex Tapscott) / 박지훈역
출판 : 을유문화사 2017.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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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찬리 대선을 앞두고 얼마 전 세기의 역작(?) 영화 <더 플랜>을 보았다.
시사 요정/요괴/야수 김어준 제작, 최진성 감독에 빛나는 전격 다큐.
박근혜 당선 ‘부정 개표’ 총수가 결코 무조건적 음모론자가 아님을
만천하에 입증하는 기념비적 위엄을 달성했다.
국민의 의사가 조작되고 진실이 왜곡되는‘가짜’ 민주화 사회를 살고 있다는 사실에
살 떨리는 분노와 울분을 금할 길이 없었다. 

전자 개표로도 타당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현 상황에서,
대관절 어떤 방식으로 정치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나아가 이런 가당치도 않는 대국민 사기극을 근절할 수 있다는 말인가?
저자 가라사대, 블록체인만 믿고 따르고 실천하면
이 모든 부정을 바로잡아 종래에 인류 평화에 도달할 수 있단다. 

(저자가 찬양해마지 않는) 블록체인은 범세계적으로 횡행하고 있는
부와 권력의 불평등 문제를 단박에 해결할 초혁신 거버넌스 모델이다.
저자 말마따나 블록체인으로 말미암아 기존 패러다임을 전복하고
미증유 공유 경제와 순도 백프로의 신뢰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면
바야흐로 '멋진 신세계'가 펼쳐질 것이다.

블록체인으로 찬란하게 장식될 장밋빛 미래 지형도에 한껏 가슴이 부풀어오르다가도
슬그머니 중국 시진핑 체제가 천명한 ‘일대일로’가 오버랩되는 건 왜일까?
(최근 '일대일로' 관련 책을 읽어서겠지만;;)
물론 전 인류의 공리와 번영을 도모하기 위한 전천후 플랫폼으로서
세계 발전에 복무하겠다는 중국의 ‘야욕’과 블록체인은 질적으로 차원이 다르다.
그러나 두 구호 모두 경천동지할, 이론적으로 완벽한 설계도임은 자명하지만
현실적으로 극복해야 할 장벽이 전방위 첩첩산중이라는 점에서
일견 ‘빛 좋은 개살구’스러운 공염불처럼 들린다. 

책에서도 주지하듯 “기술은 번영을 창조하지 않으며 번영을 창조하는 주체는 사람”이다.
기술 혁신이란 사람을 혁신시키는 일에 비하면 비루하기 짝이 없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서 사람 스스로 행동하게 만들지 못한다면
혁신일랑 일개 몽상에 지나지 않는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중앙 집권 지배층이 피지배층을 수탈하지 않던 적은 전무했다.
체제 개혁도 결국 구습 타파로부터 출발.
해서 현 질서 체제 안에서 소수 권력층의 마음을 사지 않는 한,
다수 대중의 힘만으로 블록체인 혁명의 불씨를 당기기엔 역부족일 터. 

그렇다고 무력감과 회의주의에 굴복하기엔 아직 이르다.
블록체인 혁명으로 판을 새로 짜기 위해선 공명정대 정치 실현이 선결 조건.
모두가 존엄성을 보장 받는 미래를 건설하겠다는 혁신 의지가 있는 집단을 선출,
그런 다음 각개 각층 한 마음 한 뜻으로 개혁을 일궈나가는 게 순리다.

블록체인도 좋지만 내 수준에서 실천 가능한 변화를 일궈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래서 일단 닥친 연휴를 무사히 마치고
투표 행사로 국민된 권리와 의무를 다하겠다는 결심을 하며 
<블록체인 혁명> 오독을 (겨우겨우)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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