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황금방울새(합본)(전2권)
- 저자
- #{for:author::2}, 황금방울새(합본)(전2권)#{/for:author} 지음
- 출판사
- 은행나무 | 2015-08-10 출간
- 카테고리
- 황금방울새(합본)(전2권)
- 책소개
- 완독률 98.5%의 압도적 1위! 2014 퓰리처상 수상작유려한...
온갖 곤욕스러움을 물리치고 완독 성공. 욕봤다. 동네 도서관 새로 들어온 책 코너에서 신상으로 들어온 걸 때마침 발견한 게 화근 아닌 화근. 공공도서관에 소장된 책의 숙명이라지만, 넘들 손때에 쩔디 쩔어 손소독제 한 웅큼을 처발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꼬질꼬질한 책은 차마 못빌리겠다. 경험상 공공도서관에서 내가 읽고 싶은 책 상태가 양호할 확률은 그리 높지 않고, 나름 요즘 상위 순위권을 장식하는 베스트셀러를 전인미답의 새책으로 손에 넣을 수 있는 우연은 더더욱 흔치 않다. 그러니 이렇게 베셀을 새책으로 발견한 이상 누가 채가기 전에 내가 선점해야겠다는 물욕(?)으로 모셔왔다. 사실 이런저런 주변 정보를 그러모아 보아도 크게 읽고 싶다는 생각이 동하진 않았지만 퓰리처상에 빛나는 수상작에 베스트셀러라니깐, 내 너가 그럴 진가가 있는지 스스로 독파해보겠다는 심산으로 도전.... 다시는 이러한 무한도전 따위는 안하는 걸로.
수많은 연체의 고비를 무사히 넘기고 이렇게 두둑한 책을 무려 2권이나 대출 기한 내에 다 읽다니, 정말 내가 수고가 많았다. 1권까지는 그냥저냥 무탈하게 책장이 넘어갔지만 2권부터 현격히 줄어든 몰입도. 에라이 그냥 반납할까 했지만 여기까지 읽은 게 아까워서라도 끝을 봐야겠다는 오기 같지 않은 오기도 있었고, 다시 대출해서 본다 해도 당분간 이런 인기 도서를 예약하는 것도 치열할 게 불보듯 뻔하다. 부러 사서 읽거나 서점에 갈 일 있을 때 챙겨 읽는 수밖에 없는데, 지금 읽어야 할 책이 날마다 고리대금 이자처럼 불어나는 마당에 굳이 재미도 없는 책에 시간을 투자할 필요는 없다. 그러니 기회가 있을 때 끝장을 보자며 (울면서) 닥치고 끝까지 읽었다.
이걸 굳이 장르로 묶는다면 성장 소설이라고 해야 하나. 뉴욕의 어느 미술관에서 불의의 테러로 엄마를 잃은 십대 소년 시오가 청년이 되기까지 겪는 만고풍상의 성장 일기 정도쯤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서사의 중추는 17세기 화가 파브리우티스가 실제로 남긴 불후의 명화 <황금방울새>. 사고 현장에서 이를 손에 넣게 된 시오의 내적 갈등과 이를 둘러싼 곡절이 서스펜스의 시위를 팽팽히 당기는 동인이다. 독자의 몰입도를 나타내는 호킹 지수가 거의 100%에 육박했다고 하든데 난 작가의 마성에 말려드는 데 실패한 불운의 3%였다. 나 따위가 아무리 재미없다고 목놓아 외쳐대도 괜히 퓰리처상을 받는 건 아닌 거다. 뭣도 모르는 내가 봐도 잘 쓰긴 잘 쓴다. 약에 취해 환각 상태에 빠진 인물 심리를 표현하는 대목은 기가 막히다. 약에 취하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하면 이 책을 레퍼런스 삼아 봐도 좋겠다. 약 처먹고 단단히 맛탱이가 갔구나 하는 수준이 아니라 약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인물의 번민과 치명적 중독의 기저까지 타고내려가 사정없이 휘젓거린다. 세상이 핑그르르 도는 무아와 파멸의 황홀경을 세밀한 언어로 응고시켰다. 이처럼 세칭 명작을 읽고 나서도 이게 대체 왜 문학적 가치가 뛰어난지 (전혀) 감읍하지 않을 때면 문학 편집자가 되지 않은(못한) 게 얼마나 다행이냐며 가슴을 쓸어내리게 된다. 세기의 대작을 몰라보고 미래의 대문호가 투고한 원고를 함량미달이라 힐난하며 휴지통에 구겨넣어버렸다는 해태 눈깔의 편집자... 이게 다 나 같은 사람을 두고 나온 얘기였을 것이다. 어차피 난 편집자도 아니고, 순수 독자의 입장에서 가라사대 역시 책은
'활자 중독 코스프레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리퀄이면서 시퀄 (0) | 2015.11.04 |
---|---|
독설 셰프의 꿀잼 기행록 (0) | 2015.10.25 |
전복과 반전의 이음새로 엮은 강헌의 음악사 (0) | 2015.09.28 |
못난 욕망이 들끊는 탐욕지대 (0) | 2015.09.26 |
가없는 인생의 무게 (0) | 2015.08.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