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학, 빅데이터를 잡다국내도서저자 : 조재근출판 : 한국문학사 2017.07.05상세보기 Numbers Rule the World음악평론가/명리학자 강헌은 저서 서문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나는 글을 어렵게 쓰는 사람들을 믿지 않는다, 그들은 뭔가 숨길 게 있는 것이다.” 강헌이 하는 얘기라면 일단 눈귀 열어젖히고 주목하는 열성팬이지만, 그의 ‘쉬운 글 지론’에는 쉽사리 동의하지 않는다. 고백하건대 난 글을 어렵게 쓰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쉬운 말도 학문적 내공과 휘황한 어휘력을 찹찹 별스럽게 덧발라 풍성하게 치장하는 “있어빌리티언”들에게 끌리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조재근의 를 읽으며 그간 나의 지적 허영형(?) 독서 성향을 점검하고 강헌이 설파하듯 쉬운 글로도 얼마든지 전문적인 주제를 대중의 언..
우아한 관찰주의자국내도서저자 : 에이미 E. 허먼(Amy E. Herman) / 문희경역출판 : 청림출판 2017.06.14상세보기 이 책을 한 줄 요약하라면 ‘세상은 네 눈에 담겨지는 크기만큼이다’쯤으로 압축하겠다. 그에 한 줄 더 굳이 보탠다면 ‘그러니 안구의 촉수를 열고 뇌로 입수되는 풍경을 벼려라’ 정도로 퉁치겠다. 이른바 ‘우아한 관찰주의자’가 되기 위해선 생물학적으로 타고난 ‘무주의 맹시’를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스스로의 불완전성을 인정하는 겸허함으로 오감을 팽창시키고 관찰의 날을 연마한다면 일상은 한층 더 풍성해지며 세상의 현혹으로부터 평형을 유지하게 될 것이다……정도쯤은 정규 교육을 받고 사회 생활 좀 해본 이라면 다 이론적으로 익숙한 얘기다. 그런데 누구나 다 아는 얘기일수록 아..
홀라크라시국내도서저자 : 브라이언 J. 로버트슨(Brian J. Robertson ) / 홍승현역출판 : 흐름출판 2017.05.08상세보기 홀라크라시 레볼루션연차에 비해 제법 많은 조직을 거치면서 내재화된 게 하나 있다면 ‘어느 곳이나 다 똑같다’라는 냉소 어린 달관이다. ‘지랄 보존 법칙’에 입각, 어딜 가나 상상 초월할 광인 한둘은 꼭 있고, 무능한 경영진이 조직 발전의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장이란 무릇 최소 금전으로 최대 노동력을 쥐어짜는 ‘악덕 자본가,’ 그러니 피고용인으로선 받는 만큼만 일하게 되는 게 조직 생리다. 사장과 다른 곳을 바라보는 반골은 열이면 열, 못 견디고 자진 퇴사하거나 강제 축출당하게 된다. 조직이 곧 사장. 사장이 건재하는 한 조직은 절대 안 바뀐다. 사장 마..
면역에 관하여국내도서저자 : 율라 비스(Eula Biss) / 김명남역출판 : 열린책들 2016.11.25상세보기 요 근래 몰입력을 불살라 완독, 최애하는 웹툰이 생겼으니그거슨 바로 웹툰사에 길이 회자될 갓동건의 . 때 이미 인간 심리(특히 여자 사람)를 꿰뚫어 만화로 풀어내는 신통함과 일상의 극도로 지질하고도 솔직한 순간들을 적시에 포착하는 위트꾼임을 알아봤던 이동건 작가.로 웹투니스트의 정점을 찍었다.이 사람 정녕 천재 맞고 그 안에 여자 있다.맹랑한 상상력에 한번 놀라고 탄탄한 플롯에 또 한번 놀란다.은 앞으로 삼시세끼 따박따박 챙겨먹듯 매일같이 웹툰으로 유머력을 증강하리라 마음 먹게 된 결정적 동인이 되었다. 의 아이디어는 우리가 세포로 이루어진 일종의 '세포 총화'라는 은유에서 출발한다. 예컨대..
머니볼국내도서저자 : 마이클 루이스(Micheal Lewis) / 김찬별,노은아역출판 : 비즈니스맵 2011.10.21상세보기 세상은 넓고 꼰대는 많다. 사회 생활을 하다 보면 꼰대의 천태만상을 목도한다. 개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부류는 “내가 다 해봤는데 그거 안 돼”라고 사사건건 어깃장을 놓는 “산전수전 과신형”이다. 자칭 뭣이든 다 해봤기 때문에 뭣이든 부러 해볼 하등의 필요가 없다. 이런 치들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기존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지 결코 새로운 길에 도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만 안 해도 될 것인데 꼭 남도 못하게 하는 뒤틀린 심사는 물론이다. 편견과 아집의 절대 화신이라는 캐릭터에 충직하게 복무, 통념에 조금이라도 반하는 혁신이라면 백절불굴의 투지로 맞선다. 그런데 나도 한 살 두 ..
어쩌다 보니 통계학자국내도서저자 : 조지 박스 / 박중양역출판 : 생각의힘 2015.10.30상세보기 "도대체 조지 박스가 누구야? 그게 정말 궁금해." 나는 몇 대째 이어지는 독실한 개신교 집안에서 태어나 불치의 이단으로 살아가는 후천성 무신론자다. 그래서 애당초 절대자가 개인을 위해 예비한 ‘플랜’이란 걸 믿지 않는다. 인간이란 우주의 때(?)만도 못한 우연한 생명체로 출현, 우연을 인과의 툴로 해석해가며 필연을 창조하는 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나로선, ‘어쩌다 보니’만큼 지구 만물과 자연 현상을 명징하게 압축하는 단어도 없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 이렇게 생겨먹은 것도 ‘어쩌다 보니’ 그런 거지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모든 현상도 ‘어쩌다 보니’가 축적되어 일련..
불멸의 이론국내도서저자 : 샤론 버치 맥그레인(Sharon Bertsch McGrayne) / 이경식역출판 : 휴먼사이언스 2013.08.12상세보기 # Bayes Is Nowhere 베이즈 정리라는 걸 머리털 나고 처음 알게 된 것이 불과 몇 달 전. 머신러닝과 알고리즘에 관한 책을 읽던 중 이 ‘불멸의 이론’과 조우했다. 세상만사 알지 못하면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법. 난생처음 접하는 신상 용어인데 이상하게도 그 개념은 결코 낯설지 않았다. 학문 이론이란 게 본디 인간 패턴을 문자로 정돈한 것이므로 눈에 보이지 않아도 생활 속에서 증명되지 않던가. 베이즈 정리란 용어로 공공연하게 상용되지 않을 뿐 실상 우리 삶 면면에서 발생하고 있는 명백 ‘실화’임을 깨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 ..
통계학을 떠받치는 일곱 기둥 이야기국내도서저자 : 스티븐 스티글러(Stephen M. Stigler) / 김정아역출판 : 프리렉 2016.12.28상세보기 평소 통계라 하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진실을 호도하는 가장 편리한 수단이라고 막연히 경계심을 품었다. 숫자는 말보다 힘이 세다. 과학기술이 범람하는 현대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데이터를 멋대로 편집해서 불순한 의도를 관철시키려는 잡범스러운 행태를 적잖이 목격하며 통계 불신력(?)을 남몰래 키워왔다. 그런데 통계 자체가 이론적으로 타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데까진 미처 진지하게 생각하지 못했다. (나름 권위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통계학자이자 이 책의 저자인 스티븐 스티글러는 통계학의 학문적 근간이 되는 7개의 뼈대를 다음과 같이 ..
아날로그의 반격국내도서저자 : 데이비드 색스(David Sax) / 박상현,이승연역출판 : 어크로스 2017.06.30상세보기 # 아날로그여도 괜찮아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어디 가서 ‘나 아날로그형 인간이오’라고 성분(?) 고백하는 일이 별로 열없지 않았다. 그때 디지털이래 봤자 인터넷과 핸드폰이 다였으므로 아날로그 인간으로 사는 데 큰 불편함이 없었다. 디지털이 아날로그를 짓누르고 난공불락의 강자로 등극한 변곡점은 아마도 스마트폰의 등장이었던 것 같다. 스마트폰을 필두로 IT 산업이 고도성장을 거듭하는 사회 급변기에 접어들면서 나 같은 ‘아날로그러’는 흡사 조리돌림을 하는 듯한 모멸의 대상이 되었다. 변화 부적응자, 쓸모없는 잉여, 비효율의 아이콘, 반문화 지향사 등 온갖 부정적인 레테르가 아날로그..
호모 데우스국내도서저자 :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 / 김명주역출판 : 김영사 2017.05.15상세보기 # 에브리바디 ‘현자타임’ 마르크스가 그랬다. 종교가 민중의 아편이라고. 아편이 별다른 게 아니다. 우리 모두 저마다의 레시피로 제조한 ‘의미’라는 아편을 집어삼키며 매일을 견뎌낸다. 의미를 상상하는 인간이 진정한 승리자이며 의미를 구하는 삶만이 신성하다고 여태 배워왔다. 그리고 그 조류에 맞게 내 나름껏 의미지향 모드로 살아왔다고 자부했다. 그런데 유발 하라리는 이 모든 게 철 지난 ‘개소리’라고 일축하며 단순히 ‘상상된 의미’만으로도 그럭저럭 굴러가던 시대의 종언을 고한다. 그에 따르면, 의미의 원천이던 종교는 물론, 이른바 개인주의, 인권, 민주주의, 자유시장으로 압축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