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활자 중독 코스프레

'명리'로 인생을 내비

생산적 잉여니스트 2017. 2. 4. 00:52


(출처: https://www.facebook.com/choiinabooks/?fref=ts)


팟캐스트 벙커원 <강헌의 대중 문화 강의>를 어쩌다 한번 듣고 금사빠한 지성 마초. 

재작년 <명리, 운명을 읽다>란 책도 펴내셨단 얘길 듣고

책 홍보 관련해서 출연한 팟캐스트는 샅샅이 찾아 들었다.

오오 조금만 들어도 확 끌리는 강헌식 명리학 강의! 

4대로 이어지는 모태 크리스천 집안의 탕자래도 아무렴 좋다.

내가 평소 생각하던 세계관과 완벽 일치! 


일단은 동네 도서관에서 해당 책을 빌려봤다.

도입 부분은 얼추 팟캐스트에서 다 언급되었던 내용.

아는 얘기라도 글로 보니 또 재미지네 하며 흥미 뿜뿜하려다가 

제대로 각 잡고 명리학 파기가 시작되니 도통 어려워서 중도 포기.


그즈음 마침 명리에 관심 있다는 친구에게도 추천했으나 역시 나와 같은 반응.

초반에는 흥미진진하다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파고들어가기 시작하자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좌절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둘 다 이런 책은 그냥 사서 두고두고 찬찬히 공부하며 

독파한다는 게 어영부영 유야무야됐다.

이게 벌써 한참 철 지난 얘긴데 

최인아 책방에서 야심차게 밀고 있는 강연시리즈 <모색>의

다섯 번째 주인공이 바로 강헌느님!!!

<명리 심화편> 출간에 따른 전격 행보렷다.


글은 좋은데 말이 별로인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말은 좋은데 글이 별로인 사람이 있다.

강헌은 글과 말, 모두 달통하다.

억센 부산 사투리에 마초마초하면서 만물에 해박하기 그지없는 지성본좌.

익히 알던 말빨이고 평소 열혈팬이었기에 

여지없이 2시간 내내 넋놓고 이빨휘모리를 만끽했다.

오늘 강연 포인트를 대략 복기하자면,


좋은 명도, 나쁜 명도 없다.

해서 세속의 잣대로 누군가의 인생이 우열을 재단할 수 없다.

인간 존엄에 정초한, 인간의 세속적 욕망을 다룬 학문.

평탄한 인생이 있는가 하면, 굴곡진 인생도 있다.

그러나 모든 인생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저마다 타고난 명과 운이 있으니 이를 잘 깨치고 돌보면 

행복에 도달하기란 어렵지 않다.


이쯤되면 대중음악평론가라기 보다 명리학자라는 칭호가 더 어울린다.

데려간 친구님도 만족도 백퍼센트 표출하며 강헌빠로 거듭났다. 

강연이 끝난 후 이어진 현장 책 판매와 저자 사인 서비스.

심화편은 무리수니 일단은 <명리>만 집어들고 수줍게 사인 요청 대열에 합류.

이로써 당분간 종이책은 일절 사지 말고 

이북er 모드로 지내겠다는 작심이 하루도 안되서 무너졌다.


저자 말로는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언어와 난이도로 명리를 풀었다고 강변하지만,

나처럼 이해불가를 호소하는 독자들이 더러 있었다고.

(오늘 강연에서도 책이 전혀 어렵지 않은데 

이런 예상치 못한 피드백 세례에 대략 난감하다고 강조. 내심 억울하신 듯)

그런데도 심화편이 나온 걸 보니 

책 내용을 소화하는 독자가 그렇지 못한 이보다 훨씬 많고

심지어 더 수준 높은 심층 탐구를 원한다는 건데

이해력 달리는 내 지능이 문젠가보다며 팩트폭력당함.

하, 나도 수능 공부하던 자세로 진지심각하게 임하면 명리를 깨칠 수 있을 것인가.

어쨌거나 올해부터 당장 명리학 정복을 결행하자고 맹세.

(엑셀 정복은 대체 언제함??)


그러나 나의 불타는 향학열을 방해하는 마나님의 태클.

친자식 태어난 시각을 전현 기억하지 못하는 모성애에 오열했다.

기억을 더듬어보라고 종용하자 저녁 6시 아니면 아침 8시라며, 

오차 범위가 반나절이 넘는 황당무계한 답변을 들었다.

이거슨 꼼짝없이 두 개 버전으로 나의 운명을 공부해야 하는 운명인가.



명리, 운명을 읽다
국내도서
저자 : 강헌
출판 : 돌베개 2015.12.14
상세보기


명리, 운명을 조율하다 - 심화편
국내도서
저자 : 강헌
출판 : 돌베개 2016.12.30
상세보기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