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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 중독 코스프레

오늘도 ‘통계’하십니까?

생산적 잉여니스트 2018. 1. 1. 01:52

통계적으로 생각하기
국내도서
저자 : 유리 브람 / 김수환역
출판 : 현암사 2016.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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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츄럴 Homo Statisticus

저자는 통계학을 관통하는 세 가지 굵직한 키워드, 즉 1)선택 편향 2)내생성 3)베이즈의 정리의 정수를콕콕 집어 쉽고 낮은 언어로 풀이된 고경량 문고본으로 엮었다. <통계적으로 생각하기Thinking Statistically>라는 제목을 붙여 독자로 하여금 ‘통계적으로 생각할 것’을 납득/설득/권장하고 있지만 실상 우리는 이미 이 땅에 발을 디딘 그때부터 통계적인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내리는 무수한 결정은 축전된 인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산출된 통계 결과다. 다만, 우리가 부지불식간에 처리하는 ‘통계’의 대다수가 오류와 맹점으로 뒤범벅된 불량 모델이라는 게 함정! 저자가 말하는 ‘통계적’이라 함은 산재된 정보를 데이터로 변환, 가설을 검증하고 유의미한 결론을 도출시켜 보다 나은 결정과 판단을 내리는 합리적인 과정이므로 저자의 명제에 합치되는 통계충만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선 아무것도 절대적으로 확신하지 않는 회의론적 태도로 근면성실하게 자기 성찰을 수행하는 수밖에 없다. 



통계 = 인간의 조건

저자가 강조하는 세 가지 통계 방점 가운데 가장 커다란 진동과 울림을 안기는 건 역시 선택 편향! 오로지 내 취향과 이념에 맞는 정보로 세상과 연결되는 창구를 덕지덕지 도배시켜 내가 원하는 것만 보고 듣는 ‘필터 버블’과도 그 맥이 닿아 있다. 필터 버블이든 선택 편향이든 좌우지간 내가 체감하는 세상이 전부라고 믿는 행위는 세상에 해악을 끼치는 독의 단초가 될 수 있다.


모든 인식적 새로움이나 불편함을 원천봉쇄한 오직 내가 원하는 대로 취사선택 편집된 삶은 편안하고 달콤하다. 그리고 이런 안락을 추구하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인간의 본성이자 관성이다. 고로 내 세계를 의심하고 균열을 내는 태도란 기실 존재적 안온함을 자진 포기하는 고결한 행위다. 나와 다른 시선과 관점을 받아들이며 스스로의 한계를 인정하고 내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 것은 불편함을 부러 감소해서라도 ‘인간다움’을 지키겠다는 신념에 다름 아니다.


통계는 결코 현실과 괴리된 고답적인 개념이 아니다. 통계는 우리 안에 버젓이 존재하며 우리 삶을 지탱한다. 우리 각자가 통계학을 올바르게 체화해서 상황을 판단하고 실천할 때 세상은 좀 더 인간 존엄이 지켜지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 아무것도 단정하지 않고 불확실성의 여지를 지켜내는 불신의 ‘일상 통계학자’들이 늘어날수록 세상은 더욱 신뢰할 수 있다는, 이 기묘한 역설만이 우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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