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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매 미슐랭

제로 컴플렉스

생산적 잉여니스트 2017. 1. 23. 23:12

뚜벅이 주제에 서래마을이라니, 단단히 미친 게다.

눈발 날리고 돌풍도 간간이 몰아치는 날씨에다

전날 평소보다 무리한 탓에 늦잠을 자서

컨디션 안좋기는, 신년회몰이로 과로하다는 친구님도 마찬가지.

허나 무려 한 달 전 예약한 점심이라 미룰 수는 없는 법.

진정한 '미식의 별'로 거듭나기 위해선 사지가 절단나는 이변이 발생하지 않는 한,

예약은 결단코 파투내지 않는 것이 절대 원칙이다. 


미쉐린 별 따위 안중에도 없지만서도 (정말?!)

별 하나 받았다니 또 그 맛이 어떤 맛이냐며 궁금해지는 간사한 마음.

그래서 쇠잔한 몸뚱아리를 질질 끌고 서래마을까지 기어갔다.


2층인 것도 모자라 가독성 제로의 간판. 

극한 길치 둘이서 덤앤더머 돋게 계속 같은 곳을 빙빙 돌았다.

실내는 미니멀리즘이 극화된 모던한 느낌.

스테인리스 스틸과 시멘트로 잿빛 일색.

차가운 인테리어만큼 서비스도 과하지 않고 정중하다.


결정장애들이 격하게 환호할 만한 빼박 런치 코스.

옵션도 따로 없으니 고민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

그냥 앉아 있음 자동 주문 처리.



메뉴판마저 미니멀리즘이 쩐다.

에이포지에 깨알글씨로 대강대강 써내려간 메뉴紙.

발상의 전환이라며 감탄했다.



고등어


갑오징어


아귀


이베리코 돼지의 플루마


 

식전빵을 비롯, 커피 및 배 디저트 사진은 없음.

찍사 담당이었던 친구님께서 디저트로 나온 배에 감읍해서 1초 썩션하느라 본분 망각.

디쉬 서빙되는 즉시 썩션하기 바쁜 나로선 할말이 없다며.


서빙 텀은 약간 지나칠 정도로 길었다.

늦잠 자서 아침 거른 이들로선 야속한 더딘 속도.

그래도 하나하나 다 맛있었으니 아닥.


어쩜 여긴 서버도 얼굴 보고 뽑나뵤 하며 안구 호강. 

식당 컨셉과 어우러진 모델급 기럭지와 마스크.

개중에서도 눈에 확 띄는 파란눈의 유러피안.

서투른 한국말로 설명해주는데 외노자의 진정성(?)이 전해진다.


런치 마감할 때까지 밍기적대다가 고터로 복귀.

오랜만에 찾은 고터는 주말이라고 (처)기어나온 북새통에 정신이 한 개도 없다.

역시 이렇게 먹고 배가 차지 않아 고터에서 해가 저물 때까지 2차.


뭐 맛에 1 정도 알까말까 하는 내 입맛에도 감지되는 수준급 내공.

과연 메뉴 바뀔 때마다 들러보고 싶다.

그러나 위치가 애매하여 뚜벅이 모드로는 네버네버 안 가는 걸로.

서래마을 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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