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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매 미슐랭

스와니예 에피소드 13

생산적 잉여니스트 2017. 1. 29. 19:33


미쉐린 1스타에 빛나는 컨템포러리 다이닝.

한식 퓨전을 기조로 이준 셰프가 총괄한다.

'서울의 겨울 Vol.2'라는 부제로 13번째 에피소드 진행중.

사방에서 맛있다고들 격찬이 자자하던데

12번의 에피소드가 지나가도록 무심하다가

연휴를 맞아 여차저차 한번 들러보았다.




아뮤즈 부쉬로 내어진 구쁨 5종

대파 / 과메기 / 도미 / 가지 / 포도


애기 소꿉놀이 하는 듯한 포션.

그러나 알알이 창발성이 돋보이는 환상적인 디테일 조합.



계속해서 이어지는 에피타이저

농어 식해와 손두부

식해는 김치로 비릿함을 잡아주고, 

보들보들 두부살은 그냥 입에서 사르르 녹는다.

양념은 그냥 밥 비벼먹어도 맛있겠



식전빵


직접 구운 빵과 버터.

크게 감동스러운 맛은 아니었지만 

즉석에서 구워 그런지 따끈따끈한 게 제맛이다. 

빵보다는 버터느님이 정말 말 다했다.

앵커 버터를 성형했다는데 

이참에 나도 집에 쟁여놓은 무염버터를 가공해보는 걸로.



라귀올 나이프 찬조 출연


메인이 나오기 전 마음에 드는 색상의 라귀올 나이프 택일 가능.

 채가기 전덥석 분홍색 선점.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썰리기도 잘 썰린다.

안그래도 집에 변변찮은 나이프가 없어 빌빌대던 차였는데

조만간 라귀올로 커트러리부심 다져보겠다며 이글이글 타오르는 물욕.



드디어 메인 디쉬 4종 대령.

인당 하나씩 종류별로 시켜봄.


#1 한우투뿔 안심


#2 갈비살과 나물


#3 산나물 따야린


#4 사골국


옴마나, 듣던 대로 김호윤 수셰프가 

갑툭튀로 등장해서 하나씩 요리를 소개한다.

TV로 보던 것 보다 훨씬 더 샤프한 게 만찢남이 따로없네.

설명은 마이동풍이고 훈남 훔쳐보기 바쁜 36세 아줌마...

부끄러움도 전부 다 내몫인 걸로.


뭐 맛의 우열을 논하기가 비등비등한 것이  

저마다 특색 일색이지만 

감질나는 안심은 감체 오열할 정도로 별미였다.

대관절 왜 집에서 구우면 이 맛이 나지 않는가...!

하며 하나마나한 소릴 자문했다.

사골국 머금은 라비올리가 예상 외로 감친 맛을 내는데

특히 푹 고아 깊고 풍부한 맛을 내는 육수의 도저함에 기함했다.

넷이서 빛의 속도로 수저질 한 번 하니 빈 그릇만 덩그러니

다 해치우는 데 십분도 채 안걸렸다.



디저트 군밤 


군밤을 테마로 한 초콜릿 디저트.

달라구리 절연한지 오랜데 

아, 이건 진짜 달곰삼삼한 것이 심각하게 맛있다.



막내 디저트 꼬두람이


저 자태를 보자니 앙증맞아 미츄어버린다.

나름 먹는 순서도 친철하게 알려주시지만

서버분이 돌아서는 즉시 후루룩 썩션 스트링.

커피와 차 중에선 커피 선택.

진한 카페인과 함께 곁들이니 기가 막힌

달보드레 미니미니한 쁘띠푸르 4종. 


 




밍글스 갔을 땐 영 마뜩잖아하며

구시렁거리던 마나님도 이번에는 몹시 흡족해하며

이모들 대동하고 또 와야겠다며 설레발크리.


정성과 맛이며 창의성까지 

필수 요소들이 완벽하게 균형을 이룬다.

무엇보다 캡틴 이하 서버분들의 서비스가 

나무랄데없이 훌륭하고 능란하니 

없던 맛도 생겨나겠다.


2월이면 새로운 에피소드가 시작될 예정이라는데

다음에는 친구님을 꼬셔 

와인페어링에 시도해보겠다.


이렇게 먹고 배가 찰 리 만무하다 했지만 

코스가 끝나고 나니 은근 포만감이 차오른다.

이거슨 다 빵을 리필한 덕분이렸다.


만족도 백퍼의 식사 한 끼로 조증이 풀스윙.

눈발 휘날리는 구질구질한 날씨지만 

이렇게 맛있는 경험을 함께할 가족이 있고

앞으로 정복해나갈 미식 성지는 차고넘치노니

사는 게 나쁘지 않을 게 뭐 있겠냐며

체질에도 없는 폴리애나 코스프레로 청승도 잠시,

저물어가는 연휴에 급비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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