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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 중독 코스프레

인플루언서를 믿으십니까?!

생산적 잉여니스트 2018. 1. 1. 02:11


인플루언서 마케팅
국내도서
저자 : 테드 라이트(Ted Wright) / 김상겸역
출판 : 리더스북 2017.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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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는 다음 생에서나 

나도 좋은 걸 보고, 듣고, 먹게 되면 혼자만 알고 있기에는 너무도 안타까워 주변에 힘껏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항상 하곤 한다. 그러나 생각에만 그치는 경우가 일상 다반사. 마음처럼 적극성을 띠고 정보 공유하는 데 보통 실패하는데 그 이유는 1) 귀찮다 2) 나는 정말 좋았지만 내가 좋았던 만큼 남도 좋아할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3) 눌변이라 이야기를 조리 있게 하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인플루언서가 될 수 없다. 인플루언서가 되기 위해선 필사의 오지랖으로 자기 확신을 가지고 남들 앞에서 이야기하기를 즐겨야 하는 습성을 기본적으로 내장하고 있어야 한다. 인플루언서 따위 내 체질에 안 맞아서 안 한다고 했지만 사실 못하는 거다.



인플루어서느님 가라사대 

저자가 말하는 인플루언서란 흡사 전인(全人)에 가깝다. 왕성한 호기심으로 매양 끊임없이 새로움을 좆는 전천후 얼리어답터. 타고난 재담과 사고력으로 사람의 마음을 삽시간에 사로잡는 스토리텔링의 대가. 그러나 아무 콘텐츠에나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 곧은 절개의 소유자. 금전적 이익이나 단기적 편의 앞에서도 눈 하나 꿈뻑하지 않는다. 오로지 진정성 농후한 콘텐츠 앞에서만 마음을 여는 냉철한 순정주의자. 그러나 자신이 ‘썰’을 풀어야겠다는 자발적 확신이 들면 그야말로 범지구적인 영향력으로 천하를 휩쓸어버리는 경천동지의 파괴지왕.


일견 인간 플랫폼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인플루언서가 네트워킹에 스며들어 이야기 신내림을 받을 수 있도록 굿판을 한번 깔아주면 그다음부턴 불문가지 일사천리! 알아서 척척 아이템 홍보를 해주고 브랜딩도 척척 손봐주니 그 어떤 광고보다 더 강력한 마케팅 수단이 아닐 수 없다. 열과 성을 다해 공동체와 자신의 경험을 기껍게 공유한다는 점에서 종래 트렌드세터나 얼리어답터보다 훨씬 수준 높은 고매한 마케팅 스킬의 격을 보여준다.


이쯤 쓰고 보니 전인이라는 말로는 인플루언서의 영혜를 완전히 표현하기에 부족하다. 다각도로 급변해서 한 치 앞도 예측 불허한 암흑의 뉴미디어 마케팅 업계를 입소문의 은혜로 셀(sell)영 충만하게 매출 상승을 책임져줄 메시아쯤 된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인플루어서가 대체 누굽니꽈?!

인플루언서를 적시에 백분 활용해서 마케팅 효과를 보는 것까지는 좋다. 제아무리 난다 긴다하는 인플루언서라도 일개 사람일 뿐인데 인플루어서를 신격화해서 과도하게 그 능력을 상찬하는 저자의 논조는 책의 말미에 이를수록 영 와닿지 않는다. 인플루어서의 사용 백서쯤으로 읽히면서 더더욱 반감 승천. 인플루언서라는 입소문 허브의 실체가 존재하는 건 팩트! 그러나 인플루언서의 ‘뽐뿌’를 받아 극적인 마케팅 특수를 누리는 것도 결국엔 모든 시공간 조건의 합이 맞아 이루어진 천운이 아니었을는지, 하며 인플루언서도 발라버리는(?) 초절대자의 존재만을 한층 더 확신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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