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B (Magazine B) (월간) 58호 - Portland (영문)국내도서저자 : JOH & Company 편집부출판 : JOH. 2017.09.20상세보기 매거진 는 창간 초창기부터 팬심을 가지고 예의주시해오던 최애 잡지. 뭘 집어도 ‘믿고 읽을 수 있다’는, 콘텐츠 퀄리티에 대한 무한신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독후감이고 나발이고 순전히 지금 내가 가장 읽고 싶은 호를 선택하기로 결심, 앞뒤 재지 않고 득달같이 주문한 게 바로 2017년 7월에 출간된 58호 편이다. 잡지라고 만만히 봤는데 생각보다 깨알같이 묵직한 내용들로 장식되어 일독하는 데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 마지막 장을 덮을 때쯤 되니 나도 ‘포틀랜드부심’을 갖고 ‘포틀랜더’로 살고 싶다며 ‘포틀랜드 더럽’을 외치게 되었다...
나인국내도서저자 : 조이 이토(Joi Ito),제프 하우(Jeff Howe) / 이지연역출판 : 민음사 2017.07.21상세보기 ‘우물 안 나르시시스트’의 종말 조직의 안녕을 위해하는 암적 존재는 크게 두 부류다. 1) 자기가 다 안 다고 확신하는 사람, 2) 관련 영역 외에는 알 필요가 없다고 눈귀 모두 닫는 사람. 이렇게 (멋없게) 산다고 다 쪽박 차는 건 아니지만 세칭 ‘혁신가’치고 이런 후진적 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전무하다. 혁신은 본질적으로 스스로의 무지를 인정하지 않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을 기울지 않는 자로부터 발흥할 수 없다. 앞으로 이런 ‘우물 안 나르시시스트’가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 것이며 애당초 존립 자체가 불가능한 시대로 초고속 진입 중이다. 혁신이라는 거창한 수준까지 가지..
통계적으로 생각하기국내도서저자 : 유리 브람 / 김수환역출판 : 현암사 2016.11.30상세보기 내츄럴 Homo Statisticus저자는 통계학을 관통하는 세 가지 굵직한 키워드, 즉 1)선택 편향 2)내생성 3)베이즈의 정리의 정수를콕콕 집어 쉽고 낮은 언어로 풀이된 고경량 문고본으로 엮었다. 라는 제목을 붙여 독자로 하여금 ‘통계적으로 생각할 것’을 납득/설득/권장하고 있지만 실상 우리는 이미 이 땅에 발을 디딘 그때부터 통계적인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내리는 무수한 결정은 축전된 인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산출된 통계 결과다. 다만, 우리가 부지불식간에 처리하는 ‘통계’의 대다수가 오류와 맹점으로 뒤범벅된 불량 모델이라는 게 함정! 저자가 말하는 ‘통계적’이라 함은 산재된 정보를 데이터로 변..
대량살상수학무기국내도서저자 : 캐시 오닐(Cathy O'Neil) / 김정혜역출판 : 흐름출판 2017.09.21상세보기 대안이 없으면 문제 제기하지 말라는 식의 태도는 대체로 위험하다. 누구든지 대안이 없어도 얼마든지 문제 제기를 할 권리가 있으며 당장은 뾰족한 대안이 없다 해도 사소한 딴죽에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얻을 수도 있는 법이다. 대안이라는 자기 검열 프레임을 작동시키는 것은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숨통을 끊는 거나 마찬가지다. 독서에도 똑같은 논리를 적용시켜, 저자가 해결책은 제시하지 않고 무책임하게 문제만 구구절절 늘어놓고 있다는 (비판 같지 않은) 비판은 가급적 지양해왔다. 그런데 이 책만큼은 "그래서 대안이 뭔데?"라는 아니꼬운 시선을 보내지 아니할 수 없다. 인류는 늘 권력과 부를 ..
통계의 함정국내도서저자 : 발터 크래머,토마스 바우어,게르트 기거렌처 (Gerd Gigerenzer) / 박병화역출판 : 율리시즈 2017.05.18상세보기 이 책은 흡사 재난만큼 위험천만한 ‘불량통계에 대비하는 안전백서’처럼 읽힌다. 숫자로 ‘장난 똥 때리는’ 나쁜통계 유형을 차근차근 읊어준 뒤, 대중을 기만하고 진실을 호도하는 통계놀음이 다시는 이 지구 상에 발을 들이지 못하도록 단단히 을러메는 훈장의 전언 같다. 여지껏 ‘불량통계’를 알아보지 못하고 아무 통계나 덥석 믿어버렸던 스스로의 무비판적인 수용 행태를 사무치게 성찰하며 앞으로는 어떠한 낚시 통계가 현란한 미사여구로 꼬드겨도 절대 섣불리 낚이지 않고 통계를 샅샅이 뜯어보는 꼼꼼함을 발휘하겠다고 결심했다…가 불현듯 문제는 통계가 아니라 사람이라..
통계학, 빅데이터를 잡다국내도서저자 : 조재근출판 : 한국문학사 2017.07.05상세보기 Numbers Rule the World음악평론가/명리학자 강헌은 저서 서문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나는 글을 어렵게 쓰는 사람들을 믿지 않는다, 그들은 뭔가 숨길 게 있는 것이다.” 강헌이 하는 얘기라면 일단 눈귀 열어젖히고 주목하는 열성팬이지만, 그의 ‘쉬운 글 지론’에는 쉽사리 동의하지 않는다. 고백하건대 난 글을 어렵게 쓰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쉬운 말도 학문적 내공과 휘황한 어휘력을 찹찹 별스럽게 덧발라 풍성하게 치장하는 “있어빌리티언”들에게 끌리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조재근의 를 읽으며 그간 나의 지적 허영형(?) 독서 성향을 점검하고 강헌이 설파하듯 쉬운 글로도 얼마든지 전문적인 주제를 대중의 언..
우아한 관찰주의자국내도서저자 : 에이미 E. 허먼(Amy E. Herman) / 문희경역출판 : 청림출판 2017.06.14상세보기 이 책을 한 줄 요약하라면 ‘세상은 네 눈에 담겨지는 크기만큼이다’쯤으로 압축하겠다. 그에 한 줄 더 굳이 보탠다면 ‘그러니 안구의 촉수를 열고 뇌로 입수되는 풍경을 벼려라’ 정도로 퉁치겠다. 이른바 ‘우아한 관찰주의자’가 되기 위해선 생물학적으로 타고난 ‘무주의 맹시’를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스스로의 불완전성을 인정하는 겸허함으로 오감을 팽창시키고 관찰의 날을 연마한다면 일상은 한층 더 풍성해지며 세상의 현혹으로부터 평형을 유지하게 될 것이다……정도쯤은 정규 교육을 받고 사회 생활 좀 해본 이라면 다 이론적으로 익숙한 얘기다. 그런데 누구나 다 아는 얘기일수록 아..
홀라크라시국내도서저자 : 브라이언 J. 로버트슨(Brian J. Robertson ) / 홍승현역출판 : 흐름출판 2017.05.08상세보기 홀라크라시 레볼루션연차에 비해 제법 많은 조직을 거치면서 내재화된 게 하나 있다면 ‘어느 곳이나 다 똑같다’라는 냉소 어린 달관이다. ‘지랄 보존 법칙’에 입각, 어딜 가나 상상 초월할 광인 한둘은 꼭 있고, 무능한 경영진이 조직 발전의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장이란 무릇 최소 금전으로 최대 노동력을 쥐어짜는 ‘악덕 자본가,’ 그러니 피고용인으로선 받는 만큼만 일하게 되는 게 조직 생리다. 사장과 다른 곳을 바라보는 반골은 열이면 열, 못 견디고 자진 퇴사하거나 강제 축출당하게 된다. 조직이 곧 사장. 사장이 건재하는 한 조직은 절대 안 바뀐다. 사장 마..
연말이라 부지런히 송년회 뛰는 중. 예전에 예약해놓고 늦잠 자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노쇼 민폐를 끼친 바 있는데 이번에 미슐랭 원스타를 받았대서 수면 아래로 사라졌던 익스퀴진 다시 줍줍. 대략 이런 걸 먹었다. 여자사람 육명이서 둘러앉아 와인도 한 병 까고 전원 통일된 메뉴를 탐식하며 송년을 기념했다. 맛이 없진 않았지만 특별히 또 막 인상적이지도 않았던. 먹고 나면 딱 기분 좋게 배부를 정도의 포션. 암만 해도 역시 기분이 나빠질지언정 배때지가 찢어지게 폭풍처럼 몰아쳐서 짐승 같이 먹어야 만족도가 더 큰 건 어쩔 수 없다.
근 15년 전 제작된 묵은지 영화. 국내에는 이듬해인 2003년에 개봉했다. non-sci fi인 나도 대략 이해가 쉽고 크게 새롭지 않은 SF 영화. 작품의 완성도보다 주연의 빼어난 존재감이 다 한 영화. 요즘은 활동이 뜸해진 크리스천 베일의 눈부신 리즈 시절이 박제되어 있다. 얼굴이면 얼굴, 몸매면 몸매, 연기면 연기, '다 가진' 스타가 발산하는 미학적 유희. (몸짱 아니랄까봐 상체 탈의씬은 빠지지 않고 등장) 크리스천 베일은 총질과 동양 무예를 융합한 '건 카타(Gun Kata)'라는 무술 공법의 최고 유단자로서 터럭 하나 다치지 않고 다대일로 적을 무찌르는 현란한 액션 신공을 선보인다. 덕분에 이소룡보다 더 하면 더 했지 덜하지 않은, 저게 진정 가능해?라고 반문할 정도의 리얼리티 제로의 갓베일..